이민사회에서 목회하다 보니 감사할 제목들이 참으로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어려운 문제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목회를 시작하기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어려움들이 제 허(虛)를 찌르며 당황스럽게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별히 저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은, 자녀들로 인해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이렇게 큰 목회적 난제로 다가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자녀들의 더 나은 학습환경과 미래를 위해 이민이라는 인생의 큰 결정을 하고 오신 분들이 많은 연고로, 자녀에 관한 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시게 될 수 밖에 없음을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성도(자녀들을 포함한)들의 영적인 부분을 위해 기도하며 고민하는 목사로서 심히 걱정되는 것은, 그로 인해 우리 자녀들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력(Spoil)이 미쳐지지 않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지구상의 어느 부모라도 자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다르거나 덜 할 수는 없습니다. 늘 자녀들에게 최대의 노력을 다해, 최고의 것을 제공하고 싶은 것이 부모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때로는 남들처럼 그렇게 충분히 자녀들에게 해 줄 수 없는 것에 마음이 아프고 저릴 정도입니다. 그것이 너무도 당연한 부모의 마음이고, 자녀를 향한 따뜻한 사랑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만일 그 부모의 사랑이 왜곡된 모습으로 반복하여 나타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 자녀들을 Spoil시킬 수 있는 원인 제공이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녀들에게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게 될 수도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부모의 자녀를 향한 집착이요, 대리만족을 위한 투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민자(자녀들을 향한 특별한 애정을 가진)인 우리들에게는 진정으로 자녀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 순간 진지하게 기도하고 고민해야 할 분명한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제가 가만히 보니, 평소에는 참으로 객관적이시고, 냉철하신 분들이셨던 것 같은데, 자녀들의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너무도 비합리적이고, 주관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처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 것 같습니다. 심지어 다른 분들의 자녀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바른 사고로 판단해 내시던 분들이, 정작 본인 자녀들의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반응하게 되시는 것을 대할 때면, 목사로서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 없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을 향한 가슴은 뜨거우신 것이 옳습니다. 그들의 영혼을 위해 그리고 주님이 함께 하시는 비전의 인생이 되기를 위해 부모는 뜨거운 가슴으로 그들을 지원하고 성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을 향한 가르침만은 냉철해야 합니다. 잘못된 것은 따끔하게 지적하고, 고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사고의 아이들이 되지 않게,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예배생활과 기도생활 그리고 말씀생활에 우선을 두고 살아갈 수 있는 믿음의 본을 부모가 자녀들에게 보여 주실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가슴은 뜨겁게’ 그러나 ‘가르침은 냉철하게’ 양육해 갈 수 있는 바른 지혜가 우리 성도들 모두에게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