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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신앙인 되지 않기

지난 주간, 우연한 기회에 이민의 삶 중에 너무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지금도 여전히 마음의 상처로 아파하고 계시는 한 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20여 년 전, 한국에서의 여유로운 생활을 뒤로 하고 자녀들의 교육문제로 캐나다 이민을 결정하여 오신 분이었으나, 비지니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큰 사기를 당해 어려움을 당하였고, 그로 인해 있던 거주하던 집도 은행에 넘어가 큰 집을 채웠던 살림살이들을 급하게 처분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잠시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지으시는 그 분의 모습을 뵙자하니 저 역시 가슴이 아려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의 아픔과 함께 더불어 제 가슴을 아프게 만든 건, 그 분을 아프게 한 가해자들이 모두 신앙인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모 교회의 이름까지 대시며 권사라고, 집사라고 신뢰하여 믿고 일을 맡겼는데, 캐나다 법을 잘 모르고 영어가 부족한 자신을 너무도 철저하게 속이고 엄청난 금전적 손해를 입히고도 정작 당사자들은 편하게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울화통이 터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라고 하소연 하는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나 제 얼굴이 뜨거웠는지 모릅니다. 

물론 한 편의 일방적인 얘기만을 듣고 그 정황을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 분이 당한 고통과 상처 그리고 금전적인 손해들을 생각해 보면,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시다가 이제는 차까지 처분하고 버스를 타고 다니실 정도의 삶이 되었으니 그 상심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이민의 삶이 너무도 힘겹고 어려운 삶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이 여간해서 쉽지 않은 일인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신앙인이 신앙인답게 살아가기를 힘쓰면 좋겠습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삶이 힘겨우니 자꾸 사고의 틀이 좁아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이기적인 사고로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더라도 자신의 만족을 누리려는 단계에 까지 이르게 되고야 맙니다.

저는 우리 성도 모두가 무례한 신앙인이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먼저는 하나님 앞에 예의를 갖추는(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인, 그리고 세상 가운데에는 신앙인으로서의 자존감을 지켜내며 신앙인으로서의 품위를 지켜내는 우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환경과 형편 때문에 저와 여러분의 신앙적 품격이 저평가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