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를 보니, 지난 2011년부터 대한불교 조계종은 조계사에 성탄트리를 세워 성탄을 축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사와 함께 게시된 사진을 보니, 올해도 조계사의 일주문(一柱門) 앞에는 성탄트리와 함께 동자승이 합장을 하고 있는 모양의 인형 등이 장식되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기사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축하 메시지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상생과 평화가 절실한 해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 우리의 삶은 더없이 성숙해집니다. 우리 모두가 부처님이고 예수님입니다. 허다한 죄를 덮는 사랑으로 모두 마음의 등불을 밝혀 서로에게 빛이 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그리로 기사의 끝은,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었습니다. “조계종은 종교 화합과 이해 증진을 위해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기로 하고 오는 26일까지 조계사 일주문에 트리등, 눈사람등, 동자동녀등, 팽귄등, 눈결정 과 별등 총 16가지 등을 설치해 불을 밝히며, 축하 현수막도 내건다”.
저는 기사를 접하며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성탄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이 ‘과연 저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에 대한 의구심의 마음을 넘어 예수님의 성육신(Incarnation,成肉身)을 ‘종교화합과 이해 증진’정도의 의미로 왜곡, 변질시키는 그들이 모습은 그들을 향한 연민의 마음이 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절기인 성탄을 축하 해주는 불교도들이나 타 종교인들의 모양이 아무리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미화된 모양이라 할지라도 예수님의 성육신, 그 본래 의미를 왜곡시킨 채로 우리에게 전하는 축하나 환영은 어떠한 것도 무의미한 모양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성탄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친 어느 유명인이나 위인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성탄의 그 본질적 의미도 모른 채 허다한 무리들에게 축하를 받거나, 생일의 주인공과는 상관없이 광란의 축제를 즐기는 그 주변인들을 위해 이 땅에 오신 것도 아닙니다. 인류의 대속을 위한 예수님의 성탄에 대한 어떠한 신앙의 고백도 없이 그저 세속적 즐거움으로 가득찬 세상의 모습들과 다른 종교들이 나타내는 성탄에 대한 왜곡된 반응들이 심히 유감스러운 성탄의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