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불경스러운 말이지만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남들은 안돼도 나는 된다’는 식의 자기중심적 사고의 단면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1980년대 작가 이문열 씨가 쓴 구로아리랑이라는 소설에 처음 등장했던 말로 한국의 정치권에서 상대 당의 행태를 비꼬는데 유행처럼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늘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똑같은 상황과 조건이라도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별히 다른 사람을 비판할 때, 자신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스스로 자만할 뿐 아니라, 자신은 마치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처럼 착각하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SNS를 접하다 보면, 의견을 피력하거나 주장할 때, 자신은 그런 부분에 자유롭거나 완벽한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그런 글을 대하노라면, 자신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아집으로 다른 사람들을 비판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우기 자신의 정당성을 피력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부당성을 알리는 일에 집중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임이 자명합니다.
마태복음 7:3-5에서 예수님은,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고 꾸짖으시며, 그런 자들을 향해 ‘외식하는 자들’이라고 경고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 눈 속의 들보를 빼내어야 그 후에야 밝히 볼 수 있다’라고도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먼저 변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우리의 입술보다 앞서야 할 것은 우리의 행동이 그것을 먼저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부당성을 알려 자신이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시도는 매우 유치한 자기중심적 사고의 전형이며, ‘자신은 아름다운 로맨시스트’라는 것을 나타냄으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왜곡된 자기표출의 또 다른 방법이기도 합니다.
자기 눈의 들보를 빼내어야 합니다. 들보로 눈을 가렸기에 다른 사람의 티끌이 커 보이는 것 뿐 입니다. 자신의 오만과 아집을 내려 놓을 때, 다른 사람을 보는 일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일이 더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이중잣대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우리의 입술이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 보십시다. 내가 먼저 바로 서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 보다, 내가 먼저 변화된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을 세우고 도전하는 일에 익숙한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