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해 주신 덕분으로 약 3년 6개월 여 만의 한국 방문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의 열정과 말씀의 사모함 때문에 말씀을 증거했던 제가 오히려 은혜를 누리며 도전을 받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고, 선배 혹은 동년배 목사님들과의 교제 가운데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특별히 자녀들을 타국에 떠나 보내고 그간 홀로 지내셨던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음에 더욱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8년 여의 캐나다 생활이 이제 제게 제법 익숙해져서 인지, 오랜만의 한국방문에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운전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일전에 방문했을 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했었기에 차를 운전할 일이 없었으니 거의 6-7년 만에 한국에서 차를 운전해 본 것 같습니다. 차를 몰고 운행을 해 보니, 한국은 그야말로 교통지옥이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차가 많아 밀리는 것도 힘든 일이었지만, 더 힘겨웠던 것은 너무도 급하고 양보할 줄 모르는 한국 사람들의 운전습관 때문이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차선을 변경하기 위해 소위,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켜면, 뒤에 오는 차가 조금 속도를 늦추며 차선을 변경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국에서는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변경하려고 하면 천천히 오던 차들도 갑자기 가속을 내어 끼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저도 운전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지만, 금번 한국에서 운전을 하면서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고, 조심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 제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상대방에게 양보를 해야 할 상황이 있을 때, 양보가 아니라 오히려 더 여세를 몰아 상대를 힘겹게 하는 경우가 없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조금만 양보하면, 함께 좋을 수 있는데, 기어코 앞장서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못된 습관은 상대를 힘겹게 할 뿐 아니라, 스스로를 옹졸하고 비겁하게 만드는 해악과도 같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면 어떻습니까? 혼자 좋은 것보다 같이 좋을 수 있는 일에 마음을 두는 너그러운 우리들의 모습이 되면 좋겠습니다. 잠시 욕심의 속도를 줄여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습니다.